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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대체 왜 파산 위기까지 몰렸을까?

by 이슈 탐험가! 2026. 8. 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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홈플러스 10년 위기의 전말 이미지
홈플러스 10년 위기의 전말 이미지

 

Q. 홈플러스는 왜 멀쩡히 장사하던 대형마트가 파산 직전까지 몰렸을까?

A. 결론부터 말하면 원인은 하나가 아니다. 2015년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의 무리한 차입 인수, 알짜 점포를 팔아치운 세일 앤 리스백, 코로나 이후 온라인 전환 실패, 5년 연속 적자가 겹치면서 결국 지난해 3월 법원에 회생절차를 신청하는 지경까지 갔다. 아래에서 10년의 흐름을 순서대로 뜯어본다.

① 2015년, 배가 산으로 간 시작점
홈플러스는 1997년 삼성물산이 대구에 1호점을 열면서 시작했다. 이후 영국 유통기업 테스코와 손잡고 몸집을 키워 전국 매장 140여 개까지 늘리며 이마트와 업계 1위를 다투던 시절도 있었다. 문제는 2015년이었다. 재정위기에 빠진 테스코 본사가 알짜 자회사였던 홈플러스를 사모펀드 MBK파트너스에 국내 M&A 사상 최대 규모인 7조 2000억 원에 팔아버렸다. 그런데 MBK는 이 중 3조 2000억 원만 자기 돈으로 냈고, 나머지 4조 원은 홈플러스가 갖고 있던 부동산을 담보로 빚을 내 충당했다. 인수 자체가 '빚으로 산 회사'였던 셈이다.

② 알짜 점포를 팔아 빚 갚고, 그 대가로 임대료 폭탄
빚으로 회사를 인수한 MBK는 곧바로 점포 건물과 물류센터 28곳을 팔아 4조 원을 챙겼다. 문제는 그다음이다. 팔아버린 건물을 다시 임차해서 장사를 계속해야 했기 때문에, 매년 4500억 원에 달하는 임대료 부담이 새로 생겼다. 멀쩡한 자산을 팔아 빚을 갚았지만, 그 대가로 매년 고정비가 눈덩이처럼 불어난 것이다. 여기에 코로나19 팬데믹을 거치며 소비 주도권이 온라인으로 빠르게 넘어갔는데, 홈플러스는 이 흐름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했다는 게 업계의 공통된 평가다.

텅 빈 대형마트 진열대와 불 꺼진 매장 입구
텅 빈 대형마트 진열대와 불 꺼진 매장 입구

③ 숫자로 보는 몰락 — 5년 연속 적자, 누적 손실 2조 7000억
MBK가 인수하기 직전인 2014년 홈플러스는 매출 7조 526억 텅 빈 대형마트 진열대와 불 꺼진 매장 입구 원, 영업이익 1944억 원을 낸 멀쩡한 회사였다. 코로나 직전인 2019년까지도 매출 7조 3002억 원, 영업이익 1602억 원으로 제자리걸음이었지만 흑자는 유지했다. 하지만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 연속 적자를 기록했고, 지난해 매출은 5조 7963억 원까지 줄고 영업손실만 5464억 원에 달했다. 2021년부터 2025년 사이 당기순손실은 372억 원에서 1조 10억 원까지 불어났고, 5년간 누적 적자는 2조 7341억 원을 넘겼다.

④ 롤러코스터가 된 회생절차
결국 홈플러스는 지난해 3월 4일 서울회생법원에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채권자만 2350명에 달하는, 서울회생법원 역사상 최대 규모 사건이었다. 그런데 올해 7월 3일, 법원은 회생계획을 수행할 최소 운영자금 2000억 원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회생절차 폐지를 결정했다. 사실상 파산 선고 직전까지 몰린 것이다. 다만 법원은 즉시항고 기간 안에 자금을 마련하면 결정을 다시 검토하겠다는 여지를 남겼고, 최대 채권자인 메리츠금융그룹이 MBK 측 보증을 전제로 2000억 원 규모 긴급운영자금(DIP) 대출을 의결하면서 극적으로 반전이 일어났다. 7월 21일 법원은 폐지 결정을 취소하고 회생계획안 가결 기한을 9월 4일까지 연장했다. 이후 8월 7일 가오픈, 8월 12일까지 운영점검, 그리고 8월 13일 67개 점포 정식 재개장으로 이어진 것이 지금까지의 흐름이다.

⑤ 재개장 첫날 성적표와 남은 과제
그렇게 열린 재개장 첫날인 13일, 홈플러스 67개 점포 전체 매출은 106억 2800만 원을 기록했다. 오프라인 매장 매출은 80억 7800만 원으로 전년 대비 18.6% 늘었지만, 온라인몰 매출은 8억 4800만 원으로 오히려 11.1% 줄었고 입점 소상공인 매출도 12.9% 감소했다. 겉보기엔 회생의 신호탄 같지만, 넘어야 할 산은 여전히 높다. 지난 4월 30일 기준 공익채권 규모만 1조 1243억 원에 달한다. 상품대금 미지급 4102억 원, 기타 미지급금 1601억 원, 점포 임대료 1290억 원, 퇴직금 사외예치금 부족분 649억 원, 여기에 이번에 새로 들어온 DIP 대출 3600억 원까지 더한 액수다. 이걸 다 갚아야 회생계획이 성립하고, 9월 4일까지 가결에 실패하면 이번엔 정말 견련파산 절차로 넘어갈 수 있다는 우려가 여전히 남아 있다.

결국 남은 질문은 하나다. 재개장 첫날 106억 원 매출이 이 흐름을 계속 이어갈 수 있을까, 아니면 반짝 효과로 끝나고 1조 원이 넘는 공익채권 부담에 다시 발목을 잡힐까? 새 주인을 빨리 찾아 안정적인 자본을 수혈받는 게 먼저일까, 아니면 지금처럼 자력으로 매출을 끌어올려 회생계획안 가결부터 통과시키는 게 먼저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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